일본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기업 변호사라 할지라도, 크로스보더 딜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실제 협상'에 큰 스트레스를 느끼고 계시지 않나요?
시간을 들여 NDA(비밀유지계약)나 SPA(주식양수도계약)를 검토하고 정교한 수정안(mark-up)을 만들 수는 있어도, 막상 상대측 변호사(Opposing Counsel)와의 긴박한 전화 회의(teleconference)가 되면 압도적으로 빠른 말과 논리 전개에 위축되어 반론도 못 한 채 밀려나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아가 몇 년 후 미국이나 영국으로의 LL.M. 유학을 앞두고, 현지 로스쿨 특유의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이나 네트워킹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단순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영미법과 일본법의 차이'를 명확히 하고, 크로스보더 M&A에서 자주 등장하는 중요 조항, 원어민 변호사와의 힘든 협상에서 이기기 위한 실용적인 표현, 그리고 LL.M. 유학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을 철저히 해설합니다.
1.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는 싸울 수 없다: 영미법과 일본법의 결정적인 차이
영문 계약서를 일본 민법의 관점으로 직역하거나 해석해서는 크로스보더 협상 현장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근간을 이루는 법체계의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본법(대륙법계/Civil Law)에서는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이라도 법정 규정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 보완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 계약서에는 '의문이 생길 경우 신의를 바탕으로 협의하여 해결한다'와 같은 별도 협의(신사) 조항이 자주 포함됩니다.
반면, 영미법(커먼로/Common Law)의 세계에서는 '서면에 기재된 것이 최종 합의의 전부'로 간주됩니다. 구두증거배제의 원칙(Parol Evidence Rule)에 따라, 계약서 외의 구두 합의 등을 나중에 주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커먼로에서는 당사자 간에 묵시적인 성실 의무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일본법 스타일의 '신의성실 협의 조항'을 삽입하더라도 미국 변호사들은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영문 계약서가 '결혼할 때 이혼을 전제로 한 계약서를 준비하는 것'에 비유될 정도로 방대하고 상세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크로스보더 협상을 담당하는 변호사에게는 '발생 가능한 최악의 사태를 모두 가정하여 계약에 반영한다'는 커먼로의 문화를 전제로, 전략적으로 리스크를 논의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2. [중요] 크로스보더 M&A 계약·자주 사용되는 조항 목록
M&A 실무에서 전화 회의를 통해 격렬한 협상의 대상이 되는 영미법 기반의 중요 조항과 그 정의를 정리했습니다.
영문 조항 | 한국어 번역 | 정의 및 M&A 협상 포인트 |
Representations & Warranties (R&W) | 진술 및 보증 조항 | 인수 계약에서 매수인과 매도인이 서로에게 하는 '사실의 진술'과 '정확성의 보증'입니다. 매수인은 광범위한 보증을 요구하고 매도인은 범위를 좁히려 하므로, 가장 상세하고 치열한 협상이 이루어집니다. |
Indemnification | 손해배상 조항 | 진술 및 보증 위반 등의 사유로 상대방이 입은 손실을 금전으로 보상하기로 하는 합의입니다. 후술할 상한(cap) 및 최저 손실액(basket) 설정이 가장 큰 쟁점이 됩니다. |
Conditions Precedent | 거래종결 선행조건 | 계약의 효력 발생이나 거래 종결 전에 충족되어야 할 요건(거래 승인, 중대한 부정적 영향 미발생 등)입니다. 매수인은 조건을 많이 설정하려 하고, 매도인은 조건을 좁혀 조기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합니다. |
Covenants | 서약 조항 | 계약 체결부터 거래 종결까지(또는 그 이후)의 의무나 금지 사항입니다. 매도인 측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영업 주의 의무' 등 경영 재량 범위를 두고 격렬하게 절충합니다. |
Limitation of Liability | 책임 제한 조항 | 손해배상 책임액을 제한하는 조항입니다. 배상액의 '상한(cap)'과 '최소 청구 금액(basket)'의 상향·하향 조정이 협상의 초점이 됩니다. |
Material Adverse Effect (MAE) | 중대한 부정적 영향 조항 | 거래 종결 전에 사업 등에 중요한 악화가 발생했을 경우,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매도인은 자신에게 유리한 예외 규정(자연재해 등)을 많이 포함시키려 시도합니다. |
3. 상대측 변호사(Opposing Counsel)에게 반격하기! 힘든 협상을 위한 표현들
원어민 변호사와의 전화 회의에서는 묵묵히 서류를 검토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목소리를 내어 고객의 이익을 주장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협상 표현을 소개합니다.
단호하게 반박하기(Push back)
상대방의 초안이 극단적으로 일방적일 경우, 시장 관행(market standard)을 방패 삼아 논리적으로 거절합니다.
- “With respect, we cannot agree to this as drafted. It goes beyond market standard and allocates an unreasonable level of risk to our side.”
(정중하게 말씀드리지만, 제시된 초안 그대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는 시장 표준을 벗어나는 것이며, 저희 측에 불합리한 수준의 리스크를 할당하는 것입니다.) - “I’m afraid this representation/indemnity is too broad. It’s not in line with customary M&A practice and would expose our client to disproportionate liability.”
(이 진술/보증 조항은 너무 광범위합니다. 이는 통상적인 M&A 관행에 부합하지 않으며, 저희 고객을 불균형적인 책임에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타협안 모색하기(Compromise)
정면으로 대립하기보다는, 제한 조건을 추가하여 중간 지점(middle ground)을 제시합니다.
- “Perhaps we could meet in the middle by adding a materiality qualifier (e.g. ‘material breach’) to this clause, which is more customary.”
(보다 일반적인 방식인 '중대한 위반'과 같은 중요성 한정어구를 이 조항에 추가함으로써 중간 지점에서 합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 - “Would your side consider a knowledge qualifier on this warranty? For instance, limiting it to Seller’s actual knowledge might address our concern.”
(이 보증에 대해 인식 한정어구(knowledge qualifier)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해 주시겠습니까? 예를 들어, 매도인의 실제 인식 범위로 한정한다면 저희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답을 피하고 시간 벌기(Buying Time)
그 자리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적절하게 검토 시간을 요청하는 기술도 훌륭한 협상 전술입니다.
- “That’s an important point – let me consult internally (with my client/tax counsel/local counsel) and get back to you by tomorrow.”
(중요한 지적이십니다. 내부적으로(고객/세무 자문/현지 변호사) 검토한 후 내일까지 회신드리겠습니다.)
4. LL.M. 유학 생존 가이드: 소크라테스식 문답법과 네트워킹
장래에 미국이나 영국의 로스쿨(LL.M.)로 유학할 때, 비영어권 국가 출신 변호사들 앞에 놓인 장벽은 바로 수업 스타일과 네트워킹입니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콜드 콜)에서 살아남기
미국 로스쿨에서는 교수가 학생을 무작위로 지목(콜드 콜)하여 연이어 질문을 던지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사용합니다.
- 철저한 사전 준비: 모든 과제 케이스를 정독하고,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한 케이스 브리프(요점 메모)를 작성해 두는 것이 기본 전제입니다.
- 당황하지 말고 확인 후 간결하게 답변하기: 교수가 지목했을 때 질문의 취지가 불분명하다면 "질문의 요지를 다시 한번 명확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라고 침착하게 확인하세요. 답변할 때는 결론을 간결하게 먼저 말한 뒤 이유를 보충하는 구성을 명심해야 합니다.
- 완벽을 추구하지 않기: 교수진도 LL.M. 과정 학생(비원어민)에게는 관대하며, 완벽한 영어 실력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을 소리 내어 공유하는 자세입니다.
엘리트들과의 네트워킹
유학은 전 세계의 엘리트 변호사나 현지 로펌(리크루터)과 인맥을 쌓을 절호의 기회입니다.
- 사전 조사와 대화 시작: 참석자나 발표자의 배경을 사전에 조사하고, "안녕하세요, 저는 [소속 로펌]의 [이름]입니다. 귀하의 [분야] 업무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분야에서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와 같이 상대방의 전문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준비해 두세요.
- 확실한 후속 조치: 명함을 교환한 후에는 신속하게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고 싶습니다. 링크드인(LinkedIn)에서 친구 추가를 해도 될까요?"라고 말하며 링크드인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조용한 문서 검토자에서 전략적인 협상가로
비영어권 국가의 젊은 변호사들은 지금까지 조용하고 정확하게 계약서를 검토하는 데 능숙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M&A 무대나 LL.M. 환경에서 요구되는 것은 고객의 대리인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쟁점이나 우려 사항을 앞서서 전략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협상가'로서의 모습입니다.
상대방의 강한 주장에도 "시장 표준은 이렇지 않습니까?"라고 당당하게 응수할 수 있는 리걸 영어 능력은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고객을 끝까지 지켜내기 위한 '최고의 무기'가 됩니다.
"크로스보더 M&A의 조항 협상(mark-up)을 가정한 실전 영어 롤플레잉을 하고 싶다."
"LL.M. 유학 중 콜드 콜에 대비할 수 있는 순발력 있는 토론 능력을 기르고 싶다."
자신의 법률 경력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끌어올리고 싶으신 분은 ELT의 개별 상담 및 체험 레슨을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도의 리걸 및 비즈니스 영어 지도 경험을 갖춘 전문 코치가 실무와 직결되는 완전 맞춤형 전략을 제안해 드립니다.


